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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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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수업 발표 때 처참하게 깨질 때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어쩐지 잔뜩 날카로운 기분이다.
(정말 너무 쪽팔려서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내 인생 최악의 발표... 하루종일 의기소침 ㅠ)
요즘 동생한테 신세를 많이 져서, 뜻밖에 생긴 예매권으로 보답이라도 할랬는데
역시 부천은 너무 멀었다... 왕복 네 시간을 오간 나는 몸과 마음이 힘들었고
환승 안되는 인천 버스 때문에 동생은 교통비를 육천원이나 쓰고.
별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지만 둘 다 짜증이 가득. 날씨와 돈 문제까지 겹쳐서 더더욱.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영화화하겠다는 소식이 들리고
캐스팅이 발표됐을 때부터 꽤 기대를 했던 '앤티크'를 봤다.
사실 완전 퀴어물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나서 더 호감과 기대가 생겼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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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막상 보고나니, 일단...
뭐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점이나, 비쥬얼적인 면을 봤을 때 일단 캐스팅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
까칠한 사장님이나 단순싸가지 기범이나 안 어울리게 귀여운 수영씨 캐릭터도 괜찮았고,
군데군데 재밌는 대사랑 장면도 많았고 ㅎㅎ

근데 그냥 딱 거기까지...
일단 넷 다 연기가 뭔가.. 석연치 않다; 그나마 유아인은 나은 편인데...
하긴 최지호는 대사도 그리 많지 않고 딱 따로 놓고 보면 연기 못 했다고까지 할 건 아닌데..
역시 연출이 문제인가?
내 동생은 영화 초반에서, 꼭 영화 'M'의 강동원이나 이연희의 연기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만화가 원작이라 그런가, 좀 만화적인 대사와 연출이 많은데 그게 자연스럽지 못하고 오글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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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가 제일 많던 주지훈은 군데군데 대사를 너무 씹어먹고..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여전히 연기가 많이 부족한듯;
진혁 캐릭터는 뭔가 붕 떠 있는 느낌이다. 흠 뭔가 잘... 연출, 대본, 연기에 다 문제가 있는듯...;
까칠함+트라우마로 인한 어두운 내면+하지만 꽤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 이런 요소들이
조화가 하나도 안되고 그냥 산만한 느낌이었다. 나 주지훈 좋아하는데.. 근데.. 그랬다; 미안.

마성의 게이 선우 역할의 김재욱은; 미안하지만 이 영화로 안 그래도 별로 없던 호감도 뚝뚝뚝;
뭔가 느낌이 오묘하다; 게이 역할이라서 싫었던 건가? 연기를 못 해서? 캐릭터가 별로라서? 전부 다 일지도;
너무 느끼하고 닭살돋고 아 이 거부감;; ㅠㅠ
암튼 참 난... 스스로 관용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마인드 컨트롤하며 살아왔던 게 분명하다.
소수자에게 관용적이긴커녕.. 오히려 호모포비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뭉게뭉게 들었다; 아...

이 영화에서 제일 맘에 안 들었던 점은, 산만한 연출과 전개...
코믹 멜로 미스테리 등등의 요소가 전부 따로 노는 느낌이라
아 정말 못 만들었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중후반부는 너무 찝찝... 군데군데 유치한 연출도..
역시 캐스팅만 보고 기대하는 건 금물인가보다. 영화는 감독보고 골라야 한다는 말이 정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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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동성애 코드로만 포장해서 홍보하는 것도 싫고, (오히려 다른 게 더 중요한 것 같은데-!)
거기에 맞춰 꺅꺅 대거나 오히려 수위가 낮다고 실망하는 동인녀들도 너무 싫다...
미안. 각자 기호겠지만. 내가 그런걸 싫어하는 것도 기호라고 해두면 안되겠니 ㅎㅎ
여기서 '그런거'란 동성애 자체가 아닌, 야오이 뭐 이런 것들... 윽.
암튼. 재밌는 영화 보고 싶다. 흑흑.

아.
다크써클이 정말 볼까지 내려오려고 한다. 오늘따라 더...
천연 슴옥희. 퀭한게 아픈 사람 같고. 내 얼굴 왜 이래 ㅠ_ㅠ

아.
뭔가 갑자기 졸라 짜증나염...
건드리면 펑 터질 것 같다.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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