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나 나약하구나, 실감한다. 새벽엔 너무 불안해서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고 약 7시간동안 잠이 든건지 만건지... 아침에 어렴풋이 눈을 떴는데 머리가 너무 아팠다. 거울을 보며 인사말을 연습하다 앞머리가 좀 긴 것 같아서 손을 댔다가 결국 쥐 파먹은 중딩 앞머리를 하고 면접을 보러 갔다... 하여간 뭐 하나 신경쓰게 되면 끝이 없는 이노무 집착증! 아침에 면접 내용 정리하기는 커녕 어떻게 하면 덜 바보같이 보일 지 궁리하느라 바빴다. 딱 면접을 마치고 나왔을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할 말은 다 한 것 같아서 후회나 아쉬움은 없었다. 그런데 왜 시간이 지날수록 '그건 좀 개드립이었어' 싶은 말들만 생각나는지!!! 집에 와서도 자꾸 생각나서 혼자서 막 하이킥을 했다. 내가 생각해도 비정상적이다 싶을 정도로 너무 초조하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겠지, 싶으면서도 도무지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그래도 자고 일어나면 좀 괜찮아지겠지? 붙으면 정말 다행이고 만약 떨어지면... 감당할 수 없을만큼 좌절할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그래도 내 할 몫은 다 했으니 이제 결과는 하늘에 맡겨두고 평정을 되찾아야지 'ㅡ'
면접을 마치고는, 국립 현충원에 다녀왔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한번 갔다와야지... 했는데 면접 덕분에 마침 시간이 비어서 갈 수 있었다. 다음 주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기도 하고... 광주 5.18묘지는 지금 가지 못하지만 대신 현충원이라도 가야지 하고 겸사겸사 갔다. 김대중 대통령 묘소가 생각보다 입구에서 많이 멀기도 했고(걸어서 한 10분?) 철 지난 정장을 입고 간 탓에 좀 덥긴 했지만, 그래도 다음에 또 가야지. 꽃집에서 흰색 국화 한 송이를 사서 갔다. 묘소 주변은 소박하고 아늑했고, 꽃이 많이 피어있어서 아름다웠다. 요즘엔 '옥중서신'을 읽고 있는데 알수록 존경스럽고 감사한 분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나쁜 정당에 투표하지 않는 것, 나쁜 신문을 보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읽고 공부하며, 역사와 세상을 알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힘내서 열심히, 잘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