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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진

영주


설날 이후로 40여일만에 집에 내려가는 길. 3월말인데도 눈이 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쓸쓸하면서도 예뻐서 찍었는데, 역시 안되네 ☞☜

대학에 들어가면서 타지로 온 뒤론, 늘 외롭단 말을 입에 달고 살아서... 집에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집에 가있는 며칠동안은 모든 걱정과 고민이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그냥 기분 좋은 꿈을 꾸는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서울로 돌아올 때면 잊고 있던 현실을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서 우울하기도 하다. 이제는 서울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데다 동생과 같이 살아서 덜하지만, 갓 20살이 되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덩그러니 서울에 던져진 듯한 기분은 참! 그랬더랬당.


터미널에서 내린 뒤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그냥 한 장 ㅎㅎ 내가 다니던 중학교 앞이라, 이 곳에 오면 기분이 묘하다. 건너편에 보이는 학교는 같은 재단의 남중. 그래서 등교길이 늘 불편했다; 중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그리 유쾌하진 않다... 안경끼고 조그맣고 성격만 더러웠던 쑥맥이랄까; 공부도 그저 그랬고... 예쁘지도 않고. 맨날 남들하고 싸우고. 말 그대로 그냥 못난이.......?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기억뿐이다.

그래도 중학교 1학년때 단 한 번 같은 반이었던 친구와 지금까지도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건 참 고마운 일. 벌써 11년전이네! 사진은 남기지 않았지만... 유독 이 때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왔는데... 음, 좋았당! 내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 때... 사람을 만나는게 꺼려지곤 하는데 그런 것과 전혀 상관없이, 늘 반갑고 편안한 사람들이 있어 좋다.


초중고 동창이었고... 고1때부터 남들 다 아는 시끌벅적한(?) 단짝으로 지내온 내 친구랑. 집에 내려가면.. 꼭 들르는 분식집 '나드리' ㅎㅎ 이 날도 우리는 '간불쫄면'을 먹었다. 여긴 그냥 쫄면도 매운데... 불쫄면이 새로 나온 뒤로 우리는 올레!! ㅎㅎ 이 날은... 낮에 먹다 남긴 김밥도 꺼내서 몰래 먹었닼ㅋㅋㅋㅋ 나에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나드리 쫄면♥ 중앙분식이 원조라지만, 나드리는 국물도 주니깐.. 같이 먹으면 더 맛있어 'ㅡ'


친구 덕분에 알게 된 카페 IL MARU. 주인이 바뀌면서.. 예전에 우리가 좋아하던 메뉴는 없어졌지만. 카라멜 마끼아또가 나름 맛있고 분위기도 맘에 든다 ^^ 블로그에 올릴 생각을 안 하고 있었어서 뭐 제대로 실내를 찍은 사진이 없군; 아숩.

오늘 밤에 헤어져도 내일 아침 학교에 가면 또 볼 수 있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상을 함께 하던 그 시절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면서 문득 생각나면 전화로 안부를 묻다가...이렇게 몇 달만에 만나도 꼭 어제 본 것처럼 익숙하고 편안해. 난 참... 무심한 성격에... 가끔 냉정한 말도 툭툭 내뱉는 못된 친구라 미안하다. 마음만큼 더 잘할게, 다들! 가족, 친구,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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