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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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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몇 년전의 내 말과 행동이 뜬금없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때는 분명 옳다고 생각했던 건데, 내가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이렇게 오그라들까? 나에게 있어 '치기'란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생각하는 것이 꼭 정답일거란 생각을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얼마 전 들은 말처럼... 내가 아직 겪어보지 않은 부분이라 지금 다 알 수 없는거라면 최소한 타인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말하는 건 자제해야겠지. 사람이기 때문에 때론 실수도 할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지만, 최소한 몇 년 뒤 다시 생각해 봤을 때 스스로 부끄러울만한 말이나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 그러려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확고한 나만의 가치관을 갖는 동시에, 내 생각이 닿는 곳 외에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유연함이 필요한 것 같다. 두 가지가 모순되는 것 같지만... 주로 내가 멋지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이런 공통점을 갖고 있더라공 ^.^ 5년 뒤, 10년 뒤... 더 먼 미래에 돌이켜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지금을 살아야지. (그러고 보면 난 참 다짐은 잘 해... 실천이 안 되서 그렇지......... 쩔엌ㅋ)

 곧 25살... 19살에서 20살로 넘어갈 때만큼(은 아니겠지만) 뭔가... 위화감이 드는 숫자인 것 같다. '젊다'고는 할 수 있어도 '어리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작부터 그랬어야하지만, 이제라도 정말 누구의 도움없이도 혼자 설 수 있을만큼..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멋지게 살아야쥥! 내 인생의 2막은 이제부터라고 생각합니동.... (진짜로!!!!!!!)




 '시간여행자의 아내'... 여자 주인공 손이 쪾끔^.^ 안 예뻐서 아쉽긴 했지만, 로맨틱해서 좋았던 이 장면... 아. 나는 정말, 이런 소재를 좋아한다. 시간, 공간을 뛰어넘는 것. 공존할 수 없는 것이 함께할 때의 그 묘한 느낌... 얼마전 하이킥에서 교복을 입은 상상 속 세경이가, 체육복을 입은 현실의 세경이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지나치던 그 장면... 흐앙 ㅠ 신세경이 원래 좀 애잔한? 인상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그 장면에선 더욱 더 그랬다. '여자, 정혜'에서 엄마가 정혜의 발톱을 깎아주던 장면... 제목은 기억 안 나는데 그.. 드라마시티.. 아. '나 어떡해' 였나? 20여년전으로 돌아가서 자기 또래의 부모님을 만나 친구가 된 이야기. '와니와 준하'에선 와니가 엄마랑 통화할 때, 꼭 직접 대화 나누는 것처럼 엄마가 바로 옆에 앉아있는 장면이 있다. 지금 누구라도 내 옆에 있었으면.... 하는 와니의 외로움이 표현된 것 같아 그냥 좋았다. 또 뭐가 있었지? 아, '사랑니'도 뭔가 사람 헷갈리게... 뫼비우스 띠처럼 꼬이는 게 있었는데. 그 점도 맘에 들었다. 'M'도 그랬고... 끄집어 내자니 끝이 없네. 다~ 좋아 >_<
 나는 그런 상상을 자주 한다. 어린 시절의 나를 지켜보거나, 혹은 직접 다가가서 대화를 나누는 것. 김윤아의 'Girl Talk' 가사에 그런 내용이 나오는 걸 보면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가봐. 네가 앞으로 겪을 일을 지금 너는 다 모르겠지... 아픈 일도 많겠지만 다 괜찮을거야, 하고 위로해주고 싶다. 또 사랑하는 사람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는 일... 내가 누군지 못 알아보겠지만, 그냥 다가가서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고 너 어디 사니? 몇 살이야? 이름은 뭐야? 물어보고 사탕이라도 하나 사줄까. (하면 변태 누나다!!!!! 하며 도망갈라나... 가지마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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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집에 와서 자서 그런지, 엄청 피곤한 상태로 잠들었는데도 새벽 다섯시쯤에 깨버렸다. 다시 자려고 했지만... 어제 하루종일 '그 회사'에 대한 기사 스크랩을 하고, 면접 후기를 읽어보고...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내내 생각해서 그런지 계~~~속 관련된 꿈을 꿨다. 아이고...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그랬지만, 너무너무너무 원하는 곳이라 그런지 부담감과 욕심때문에 가끔은 초조해진다. 하지만 역시. 그 과정까지도 싫지 않은 걸 보면 ㄸㄸㅅㄹ이 인생의 진리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ㅋㅋㅋㅋㅋ 

 얼떨결에 서류에 붙은 또 다른 회사는.. 사실 자기소개서 열심히 쓰지도 않았고, 그 사람들도 분명 내 글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날 뽑았다. 단지 기준에 충족한 내 '스펙'만을 보고.., (그나마 것도 개-구린데... 다행이라 해야하나.) 사실 그것만으로도 기뻤고 땅에 떨어졌던 자신감도 조금 올라갔지만... 역시나 원하지 않는 자리를 위해 면접을 준비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그 흔한 자기소개 한 마디조차 준비하기 어려웠고... 면접 가서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될지 너무 막막했다. 사실 난 그 직종에 대해 잘 알지도 못 하고... 공부하면 할수록, 내가 이 일을 하며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그래도 이왕 온 기회인데 놓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머리에 정보를 집어넣곤 아침에 이것저것 챙겨서 집을 나섰다. 근데....... 옷은 불편하고, 몸 상태는 최악이고, 머리 속은 새하얗고, 시간은 빠듯하고... 이대로 가야하나? 생각이 수십번... 아 그냥 가지 말까, 하면서도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이미 사람들로 꽉 찬 버스가 정류장을 그냥 통과해버렸다 ㅡ.ㅡ 울고 싶었는데 뺨을 쳐줬달까......... 그 길로 바로 다시 집으로 거거씽. 동생이 왜 안 갔어? 묻고.. 그냥 가기 싫어서. 하고는 다 내던지고 다시 누워버렸다. 미친 짓 같으면서도 그렇게 속 시원할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철없다, 미쳤다, 배가 불렀다, 한심하다 생각할지 몰라도 그냥 난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 나보다 더 그 자리를 원하는 사람,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꼭 합격하길. 비록 면접비;와 실전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는 사실 좀 많이 아깝..)를 놓쳤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나를 기다려주는 또 다른 곳도 없기 때문에 절실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도 결국엔 합리화인가? 흠... 뭐 이왕 지난 일이니깐, 다음 주 면접에 올인하자 이젠 ^^^ 근데 정말 신기했던 것이, 어제.. 다음 면접을 위해 이것저것 회사정보를 검색하는데 그게 왜 그렇게 재밌던지... 마치 베X를 하듯, 외X을 하듯 그냥 내가 좋아하는 웹 서핑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후아. 안될 때 안되더라도.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자. 아냐... 안된다는 마음조차 갖지 말아야지. 난 된다!!!!!!!!!!!! 그 열 명 중 한 명이 바로 내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내게는 분명히 있다. 그걸 꼭 보여주면 되는거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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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며가며 들리던 노래, 제목도 잘 몰랐지만 얼핏 태연과 써니가 부른 노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사랑인걸요'라는 가사가 분명히 들려서... 집에 가서 꼭 다시 들어봐야지, 했는데 계속 까먹었다. 집에 와서 몇 번 들었는데... 정말 좋다 ^^ 가사를 자세히 읽진 않았는데 들리는 것 자체에서 이미 뭔가 짠한 느낌이 ㅎㅎㅎ 아 좋다. 계속계속 들어야지. 카라의 '몰래몰래'도 좋다. 승연이는 목소리가 참 예쁘다... 하지만 역시 핑클엔 성유리 원걸엔 소희 카라엔 구하라가 블랙홀인가.... 이거 지금 까는건가? ㅎㅎ 그냥... 너무 좋은 노래에서 감정선을 확 깨는.. 너무 쳐지는 보컬이 있으면 내가 다 슬퍼진다. 좀 더 좋은 노래가 될 수 있었는데, 하는 안타까움. (This time 들을 땐 소희 파트에서 정말 눈물이 난다......) 까서 미얀. 근데 그냥.... 노래 좋다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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