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촉촉하고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와닿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각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어수선하고 정신없는 대화였지만 꽤 즐거웠던 것 같다. 밥 - 차로 이어진 코스뒤에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친구들을 잡았지만 결국 이만 해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무언가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끊임없이 내뱉어야만 이 불안함과 아쉬움이 가실 것만 같았다. 대화할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했는데... 내 말은 딱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낙서장 위를 빙빙 돌았다.
다섯박스 분량의 짐을 푸는 것조차 버거운 내 작은 방. 대학에 들어가기 이전까지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이 곳에 4년만에 다시 돌아오니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무언가 기분전환도 되면서, 가족들을 보니 새삼스레 각오가 다져진다. 잘해야지.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