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nottome 2010. 4. 19. 20:02

 볼일이 있어서 동생이랑 같이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마침 들어오려던 아버지와 마주쳤다. 내가 동생에게 물었다. 이거 꿈이야? - 응 꿈인 것 같아. 그 말을 듣고는, 우리 둘이 같은 꿈을 꾸고 있을리는 없으니까 이거 진짠가봐, 하면서 다같이 집으로 도로 들어갔다. 어떻게 된거예요? 물으니, 사실은 심한 전염병에 걸려 멀리 가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모습이 많이 상하셨네, 다리도 불편해보이고, 피부에 뭐가 많이 나있었다. 요즘엔 많이 덜 해져서 이렇게 잠깐 들르셨다고 한다. 엄마는 이 모든걸 알고 있었다. 안 그래도 나 고3때 그 생각 했었는데. 그냥 무슨 사정이 있어서 멀리 간 거고 엄마가 우리한테 거짓말한게 아닐까 하고 말이야. 정말이었어, 하면서 기뻐했다. 아버지는 병이 우리에게 옮을 수도 있으니까 곧 다시 가봐야한다고 했다. 난 아버지에게 줄 편지를 열심히 썼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꼭꼭 눌러 쓰느라 숨이 찼다. 문득 어디선가 벨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니 나는 내 자취방에 누워있었고, 새벽 5시 40분이었다. 약 10초간 멍하니 누워있다가, 그러면 그렇지, 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아직도 내가 내 꿈에 속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