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0622
butnottome
2009. 6. 23. 00:17
461번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로 가는데 오늘따라 외제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우디를 몰고 가는 남녀를 보며 우와, 하다가 도로 위에 내가 탄 버스와 나란히 갇혀있는걸 보니 꽉꽉 막힌 퇴근시간의 도로에선 아우디나 버스나 마찬가지구나, 싶었다. 이런 실없는 생각을 하다가, 피자헛 배달 오토바이가 빽빽히 서 있는 차들을 헤치며 저 멀리 사라지는걸 보니 웃음이 피식 났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어찌나 간사한지.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내 이야기다. 나는 되지만 넌 안돼, 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안되잖아..
착잡하다. 하루하루 새로운 정보와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하다보니 어떻게 시간이 간 줄도 모르겠다. 벌써 머리 속의 생각들이 고갈된 느낌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저 멀고 아득했다. 오랜만에 드는, 우울하고 멍한 기분. 외롭고,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