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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r ★★★★☆

butnottome 2009. 3. 26. 02:29


 오랜만에 본 클로저. 볼 때 마다 느낌이 새롭다.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영화들 중 하나. 첨부터 끝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중간중간 끊어지며 시간을 확확 뛰어넘는 구성도 맘에 들고. 특히 재치있으면서 은근 철학적인 대사들이 맘에 든다.
 

(이 때 래리 귀여웠다.)

 
처음엔 래리의 거칠고 본능적인 성격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얍실하고 찌질한 댄보다는 백 배 낫다. 적어도 래리는 비겁하진 않았으니까. 안나에게 실컷 욕을 퍼붓는걸 볼 때는 오히려 그게 인간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먹거리며 안나에게 "Did you ever love me?" 묻는 장면이나, 알리스에게 "I love everything about you that hurts."라고 말할 때는 진심으로 연민이 생기기도 했고. 강하고 동물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어쩌면 등장인물 넷 중에 가장 약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안나는 정말 매력없는 캐릭터다. 왜 두 남자가 모두 안나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이 여자는 대체 의지란게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별로 할 말이 없는 여자다. 래리가 "Is he good?  Better than me? / Better?"이라고 물었을 때 Different. / Gentler."라고 말한건 우문현답이었던듯. 그건 맘에 들었다.

 댄은 정말 쉣더뻑.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재수없다. 안나와의 첫만남부터, 전시회에서 안나를 꼬드긴 것, 래리를 음란채팅으로 낚은 것, 안나가 래리의 마지막 요구를 들어줬다는 것을 알고나서 보였던 반응, 래리를 찾아가서 안나를 되돌려달라고 찔찔대다 알리스의 연락처를 얻어서는 고맙다며 돌아간 것, 마지막에 알리스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찌질하게 캐물은 것까지 몽땅 짜증난다. 어쩌면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성을 제일 잘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Is it because she's successful?"라고 알리스가 물었을 때 댄은 "No, it's because she doesn't need me."라고 대답한다.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을 더 원한다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새로운 사람, 갖기 힘든 사람, 나를 애타게 만드는 사람에게 더 끌린다니 어찌나 우스운 일인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다. 또 감당 하지도 못할 진실을 알려달라며 억지를 부리고, 마치 그것이 진짜 사랑인양 큰소리를 친다. 지긋지긋한 진실 타령. 어차피 세상엔 진실 같은 건 있지도 않다.

 알리스는 가장 맘에 드는 캐릭터다. 제멋대로인 성격 같으면서도 한결 같이 댄을 사랑하고, 마지막에는 최선을 다해서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안나를 사랑하는 댄의 곁에 비참한 모습으로 남아있기 보다는 제 발로 떠나는 것을 선택한다. 다시 만나서는 래리와 잤냐, 안 잤냐에 집착하는 댄에게 "I don't love you anymore."이라고 끝을 말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이 영화엔 유난히 맘에 드는 대사가 많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알리스의 대사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예술에 대해 래리와 나눈 대화도 좋고.. 


- I fell in love with her, Alice.

- Oh, as if you had no choice? There's a moment, there's always a moment, "I can do this, I can give in to this, or I can resist it." And I don't know when your moment was, but I bet you there was one. 

 댄이 안나와의 관계를 고백할 때 알리스가 한 말. 마치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진 것처럼 말하지 말라며, 언제나 선택의 순간은 있다고 비난한다. 어찌나 맞는 말인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줘놓고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졌던거라며 변명을 늘어놓는건 위선이다. 그것을 거부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러지 않았을 뿐이니까. 참 그렇다...

(땡뀨우. 나탈리 포트만 너무 예쁘다.)

Talk to me in real life.
I didn't know you'd be here.
I know who you are.
I love you. I love everything about you that hurts.



- I don't love you anymore.
- Since when?
- Now. Just now. I don't want to lie. Can't tell the truth, so it's over.
Here's the truth, so now you can hate me. Larry fucked me all night. I enjoyed it. I came. I prefer you. Now go.

- Why did you fuck him?
- I wanted to.
- Why?
- I desired him.
- Why?
- You weren't there!

- Who are you?
- I'm no one!!!